[다산칼럼] 해외자원 개발은 계속돼야 한다

입력 2015-06-21 20:39  

종목·시점 선택, 주식투자와 비슷
인덱스·적립식 전략이 해법이듯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늘려가야

윤창현 < 서울시립대 교수·전 한국금융연구원장 chyun3344@daum.net >



주식투자는 선택의 예술이다. 우선 ‘종목 선택’을 잘해야 한다. 물론 이는 그리 쉽지 않다.

몇 해 전 한 투자전문가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투자론을 강의하면서 모의투자를 병행하도록 했다. 그런데 스타일이 특이했다. 우선 학생별로 각각 A와 B 두 개의 가상주식계좌를 만들도록 한 뒤 가상의 자금을 1억원씩 배분했다. 그런데 계좌별로 목표가 달랐다. A계좌는 많이 벌수록, B계좌는 많이 잃을수록 각각 좋은 평가를 받게 했다. A계좌에서는 오를 주식들을 잘 골라서 매수해 이익을 내고, B계좌는 떨어질 것 같은 주식들을 골라서 손실을 내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선택이 얼마나 어려운지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학생들은 열심히 모의거래를 했다. 학기말 결과는 흥미로웠다. A계좌에서는 손실을 내고, B계좌에서는 이익이 나면서 거꾸로 간 학생이 절반 이상이었다. ‘A계좌 이익, B계좌 손실’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경우는 전체 학생 중 4분의 1이 채 안 됐다. 종목 선택은 이처럼 어려운 것이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유진 파마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현재 주식가격은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다 반영해 결정됐으므로 저평가나 고평가를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주장했다. 그러자 그의 주장을 받아들인 제자들은 ‘종목 선택이 필요 없는 전략’을 개발했다. 주식시장에 나와 있는 주식을 비율대로 다 사들이는 ‘인덱스 포트폴리오 전략’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 경우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아져서 전체적으로 주식 가격이 오르면 오른 만큼 이익을 낼 수 있다. 종목 선택을 피하면서 주식투자를 하는 방법이 개발된 것이다.

주식투자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선택은 ‘시점 선택’이다. 오르기 전에 매수하고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이익이 난다. 하지만 이게 쉬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것이 주식이다. “떨어질 걸 왜 샀냐”고 질문하는 건 금물이다. 떨어질 것을 알았다면 안 샀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정기적으로 매수를 하면서 시점 선택을 피해 가는 ‘적립식 투자’다. 예를 들어 월말마다 일정액의 주식을 계속 매수한다고 하자. 시간이 지나면 때로는 높은 가격에, 때로는 낮은 가격에 사들이면서 매입 가격이 평준화된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 이익을 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종목을 꾸준히 정기적으로 매수하는 인덱스 전략과 적립식 전략을 병행한다면 종목 선택과 시점 선택의 어려움을 피해 가면서도 장기적 투자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요즘 해외 자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 투자 관련 비리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큰 그림막?볼 때 한국은 자원이 없기 때문에 주로 해외에서 사들여야 한다. 해외 자원 확보라는 과제를 피해 갈 도리가 없다면 이를 추진함에 있어서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리가 확인되면 당연히 엄벌에 처해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투자를 하지 말라거나 다 팔아버리라는 식의 접근은 무리가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다.

최근 유가를 비롯해 자원 및 에너지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많은 자원 관련 매물이 싼 가격에 등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해외 자원 확보는 국가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투자다. 어차피 자원이 필요하고 확보를 해야 한다면 종목 선택과 시점 선택을 잘하려고 끙끙대는 것보다는 여력이 있는 범위 내에서 인덱스 전략과 적립식 전략을 응용할 필요가 있다. “사들인 것마다 모두 이익을 봐야 한다”는 식으로 기준을 정하면 어떻게 투자할 수 있겠는가. 이는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도 불가능한 얘기다.

자원과 에너지를 확보하려면 지속적으로 꾸준히 다양한 종류를 대상으로 계속 매수해 나가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장기적으로 자원 및 에너지 가격이 회복될 경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를 이용한 해외 투자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자원 확보를 위한 장기투자 전략도 병행함으로써 해외 투자와 자원 및 에너지 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되기를 바란다.

윤창현 < 서울시립대 교수·전 한국금융연구원장 chyun3344@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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